그 곳에 가다 2005. 12. 5. 23:10

일출

◇ 일출 ◇

갈대가 휘청이는 바람부는 푸른바다

그 언저리에 소나무 몇 그루 소리를 낸다

달 빛 휘엉한 허공을 따라그 소리 사라진다

달 빛도 사라진다.



어둠은 또하나의 어둠을 잉태하고

그 어둠의 뒷자리에웅크린정체가 일어선다.

차가운 이슬은

어둠을 적시지 못한 체

이는 바람에 흔적으로 사라져

기억마져 없다.



붉은 기운은 바람을만들고

바람은 잔잔한 바다를가로질러

밤새 휘청거리는 갈대를 지나

가파른 어덕을 빠르게 오른다


바람은 끊임 없이

산언덕을 기어올라

마루를 넘어 어디론가 사라지고

붉은 기운은 여전히 남겨진

절반의 어둠과 대치한다

어둠이 끝내 길을 열고

멀리

도드라지는

반구의 금빛 여명이

수주분듯 고운 얼굴을 내민다.



부유한다

한정 없이 아름다운

신새벽의태양이

검은 바다위를부유한다



설 깬 눈을 부비며

행여 놓칠까 안달하며

뻗뻗한 다리를 쉬지 않고 올라

가슴벅찬 일출을 마침내 보았다.

장엄한 새벽의 기운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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