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곳에 가다 2005. 5. 30. 23:42

오름의 감정


◈ 우도의 등대


 

어쩐지 한 없이 우울해 집니다.

가슴 뭉클한 덩어리 하나가 울대를 타고 오르내립니다.

참으로 오랫만에 떠나온 동반여행,

언제인지 기억도 잘 나지 않은......

그래서 두 분의 50주년 결혼을 핑게삼아 떠나온 여행이,

흘러간 세월을 느끼게 하고 맙니다.

세월은 참으로많이도 가져 갔습니다.

당신께서는 한 시절 무거운 등짐을 지고도 한달음에

먼 고갯길을 넘어 몇 번이고 오갔으며,

새참이며, 볏짐이며, 물동이를 머리에 이고 참으로 고통을

질긴 그림자처럼 달고도 쉬지 않았읍니다.

이제 겨우 몇 뻠의 언덕길을 쉬지 않으면 못 오르는

두분의 모습을 바라보는 시선에 회한이 어립니다.

좀 더 가까이, 좀 더 살갑게 살 수 있는 날이

아직도 많았으면 합니다.


 

'그 곳에 가다' 카테고리의 다른 글

일출  (0) 2005.12.05
바늘엉겅퀴  (0) 2005.06.24
술에 취한 바다  (0) 2005.05.30
무등산 야생화2  (3) 2005.04.20
무등산 야생화1  (0) 2005.04.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