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곳에 가다

지리산 종주

푸른 들판 2008. 1. 1. 17:51

2007년을 되돌아 봅니다.

하루가 흐르고 있는 데 무척 오래된 옛날 같다니

당분간 2008년을 2007년으로 표기하며 혼란해 하겠죠

지난 해 최고의 도전은 지리산 당일 종주였습니다.

화엄사에서 대원사 구간은 아니지만

성삼재에서 중산리까지 약 35KM의 종주에 성공했습니다.



새벽 세시

깊은 어둠과 적정을 깨우지 않으려

조심스럽게 걸음을 옮겨

노고단과 임걸령, 노루목, 삼도봉, 연하천산장을

쉬지 않고 걸었습니다.

사이 어둠은 지쳐 희미한 동이터 오르고

눈꺼풀은 무게를 더해 왔습니다.



지리산에서 자연이 되어버린 사람들, 그 긴 행렬

거리를 더 할 수록 지쳐 가는 체력, 그러나 발은 습관처렴 움직이고

주린 배는 과일과 물, 초코렛 등으로 허기만 면하여 걷고 또 걷습니다.

하늘아래 펼쳐진 넓은 평야 세석평전을 지나

장터목산장에 도착했을 때 긴 여정에 대한 긴장이 풀리고

마지막 2KM를 천천히 줄여 갑니다.



어느오랜 과거 화마로생명을 잃은 고사목과

예쁜 철쭉이 희미한 안개속에 자태를 들어내고

한 없이 흘러내리는 땀과 안개에서 묻어난 습기가 어우러져

몸은더욱 젖어 무게감을 더 합니다.



천왕봉은 자연으로 가득차 있었고

안개는 자연을 애워 싸고 있었습니다.

자연은 산을 정복했다고 하지만

사실은 지리산에 휘말린 것입니다.

그의 장엄한 기상에 말려들고 만 것입니다.



아름다운 매력과 기상에 흡뻑 젖은 것도 잠시

바닥난 체력을 주섬주섬 한데 모아

하산을 위해 깎아지른 언덕길로 조심스레 접어 듭니다.

법계사를 지나 긴여정을 마치고 목적지에 도착했을 때

해냈다는, 그래서 문여리에서 벗어났다는

남 모를 감정이 가슴에서 울대를 타고 뜨겁게 오릅니다.

2008

이 해에는 또 다른 도전으로

나을 가로막고 있는 나와 소통하려 합니다.